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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톨게이트 설치 요구했다가 1,532억원 지불한 가난한 지자체들

기사입력 2022.10.05 14:56
톨게이트 설치비용 부담 지자체 평균 재정자립도 23%에 불과
고속도로 톨게이트 설치 요구했다가 1,532억원 지불한 가난한 지자체들

 

[굿뉴스365]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영의원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22년 9월 기준, 지방자치단체가 톨게이트 설치를 위해 분담한 비용이 1,53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자치단체가 비용을 분담해 설치된 톨게이트는 총 17곳이었다.

설치 비용은 총 2,067억원이었는데 이 중 74%를 지방자치단체가 비용을 부담했다.

톨게이트 설치비용을 부담한 지자체 중 재정자립도가 9.5%로 가장 열악한 보은군의 경우 당진영덕선 구병산하이패스를 설치하기 위해 15억원을 부담했는데 이는 전체 사업비 23억의 65% 수준이다.

함양군도 재정자립도가 10%에 불과하지만, 광주대구선 서함양 하이패스 설치를 위해 총사업비 60억원의 절반인 30억원을 부담했다.

가장 많은 사업비를 부담한 자치단체는 이천시와 평택시였다.

두 지자체는 중부선 남이천 IC와 평택제천선 평택고덕 IC를 설치하기 위해 각각 374억, 394억원을 부담했다.

현행 제도는 지자체가 요구해서 톨게이트를 설치할 경우 일반 톨게이트는 전액 지자체가 부담하고 하이패스 톨게이트는 도로공사와 지자체가 부담한다.

문제는 하이패스 톨게이트 설치 시 토지매입은 지자체가 하게 돼 있어 실질적인 비용 분담은 도로공사보다 지자체가 더 많이 하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지자체가 많은 비용을 부담했음에도 불구하고 소유권을 도로공사가 다 가져간다는 것이다.

도로공사는 이에 대해 국토부 지침에 따른 것이고 영업시설 설치 피용을 부담하고 설치 후 운영비용도 분담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행 규정상 톨게이트 설치는 경제적 타당성 확보가 안 되거나 기존 IC간 이격거리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지자체가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설치가 불가능하다.

이는 자치단체가 아무리 많은 비용을 내도 설치 자체가 불가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자치단체가 요구해서 설치 타당성만 확보가 된다면 도공이 설치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자치단체가 비용을 부담해서 건설한 17개 톨게이트를 통해 도로공사가 얻은 수입은 201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약 1,760억원이다.

도로공사가 건설비용으로 부담한 것은 532억원이다.

설치비용을 회수하고도 남은 돈을 도로공사는 이미 벌었다.

하지만 해당 자치단체의 통행료 할인 등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

허영의원은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자치단체가 어렵게 비용을 부담하지만 통행료 할인은 요원하고 자치단체가 매입한 땅까지 국가로 귀속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한 문제다”고 지적하며“자치단체가 요구하더라도 타당성 조사나 IC 이격거리 등을 고려해 설치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현행 비용부담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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