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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무가 제 나무예요”

기사입력 2024.03.25 23:47
고사리 같은 손으로 심은 나무…평생 간직할 추억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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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365] 고사리 같은 앙증맞은 손에 들린 조그만 부삽으로 열심히 흙을 나른 아이는 선생님이 나눠준 작은 조리개로 나무에 물을 주었다.

 

잔뜩 찌푸린 날씨에 바람도 제법 불어 옷깃을 여미게 하는 날씨였지만 나무를 심는 아이들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마냥 신나보였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나무 심는 현장은 구름 낀 하늘과는 달리 모두들 즐거운 표정이었다.


정론회가 25일 마련한 가로 정원 가꾸기 현장에서 나무를 심은 아이는 자신이 심은 나무가 아닌 다른 나무에 명찰을 달아주려고 하자 그 나무가 아닌 두어 발짝 떨어진 곳의 나무를 가리키며 "저 나무가 제 나무예요. 제가 심은 나무요”라며 그 나무 앞으로 가서 자신이 직접 쓴 명찰을 달았다.

 

아이가 심은 나무는 조금은 이름이 생소한 산딸나무.

 

한국이 원산지인 이 나무는 6~7월에 하얀 꽃이 피고 가을에 산딸기를 닮은 빨간 열매를 맺으며 붉은 옷을 입은 듯 단풍이 드는 관상수다.

 

나무가 자라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고 단풍이 들면 자신이 키운 나무를 보며 아이가 얼마나 좋아할까. 상상만으로도 기쁜 일이다.

 

이 아이의 말대로 정론회는 세종시민 내 나무갖기 운동을 부강면 갈산리 백천교 인근 가로 정원 현장에서 가졌다.

 

당초 취지는 이곳을 방문한 시민들이 모두 자기 나무를 심고 가꾸자는 것이지만 이날은 사업의 첫 걸음인 만큼 미리 준비한 나무를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자신이 심은 나무에 명찰을 달아 표식를 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아이들을 인솔한 선생님은 식재를 하는 동안 나무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거름을 부어 주며 "이제 아이들이 잘 자도록 이불을 덮어 줘야지”라며 모종삽으로 나무를 흙으로 덮어 주라고 일러 주었다. 16명의 어린이들은 열심히 자신의 나무를 심고 물을 줬다.

 

이날 식재한 나무는 모두 153그루.

 

기념식수를 위한 반송을 비롯해 산딸나무와 무궁화, 그리고 기존에 심어져 있던 연산홍을 이식하고 주변을 담장처럼 에메랄드그린으로 둘렀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정론회는 언론과 민간 봉사단체가 함께 세종시를 푸르게 단장하기 위해 시민의 숲을 조성하고 내 나무갖기 운동을 실시하기로 하고 부강면을 기점으로 세종시의 8개 읍면에 가로 정원과 틈새 공원을 조성해 나갈 방침이다.

 

정론회가 첫 시동을 건 ‘내 나무 갖기 운동’은 탄소중립을 실천하고 녹지공간을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운동의 일환으로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성공 기원 및 대기 환경 개선에 기여하고자 기획된 것이다.

 

정론회는 이 운동을 통해 어린이들에게는 생명의 소중함과 나무가 생육하는 과정을 체험하게 하고 참여한 시민들에게는 애향심을 고취하는 부수적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최민호 세종시장은 축사를 통해 "나무 하나하나를 정성을 들여 심고 내 이름을 붙여서 이게 나중에 크면 내가 크는 거와 같은 좋은 마을을 만들 것”이라며 "하나하나가 다 잘 자라는 나무라고 생각하시고 정성을 기울여서 뜻깊은 이 운동이 우리 세종시 전체로 확산되기를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도 "어릴 적 태어나던 해에 심어진 감나무가 지금도 생각납니다. 지금은 비록 대청댐을 만들며 수몰되어 사라졌지만 고향의 기억 저편에 남아있습니다”라고 회상하며 "어린이들이 이렇게 나무 심어놓고 어른이 돼서도 와서 보고 그러면 자기보다 훌쩍 큰 나무를 보면서 굉장히 많은 것을 느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종수 세종시 산림조합장은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며 120그루 정도의 나무를 소비한다고 하는데 이날 심겨진 나무를 비롯해 더 많은 나무를 심어 최소한 자신이 쓰고 가는 나무보다 많은 나무를 이 땅에 남겨 놓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날 행사를 위해 부강면에 자리잡은 아세아 제지 소속 봉사단원들은 지난 22일 미리 식재를 마쳤고 한화 봉사단은 묵묵히 나무를 심을 구덩이를 만들었으며 부강면자연보호협의회 회원들은 아이들의 나무심기를 돕고 마무리작업까지 마친 후에야 발걸음을 옮겼다.

 

작업을 마치자 나무의 활착을 돕기라도 하듯 한 두 방울 이어진 비가 밤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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