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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귀 탓?’ 소금 뿌려지는 세종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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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귀 탓?’ 소금 뿌려지는 세종시의회

세종시민, “세종시의회는 죽었다” 며 시의회 주변에 소금 뿌려

 
[굿뉴스365] 가을을 재촉하는 비라도 내릴 듯 하늘도 잔뜩 찌푸린 18일 오전 10시경.

 

세종시의회 둘레를 돌며 비닐봉지에서 무언가 던지는 한 시민이 눈에 들어왔다.

 

누군가 세종시의회 건물 주변에서 퍼포먼스를 한다는 제보를 듣고 달려와 와 보니 과연 한 시민이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궁금함에 그 시민에게 다가갔다.

 

그는 비닐봉지에서 흰 소금을 한 움큼씩 뿌리며 시의회를 한 바퀴 돌았다.

 

이는 지난 임시회에서 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 예산 전액삭감이라는 사태에 대해 분노의 표출로 보여졌다.

 

이 시민은 시의회의 사망을 애도하며 의회를 향해 두 번 절하고 주변을 돌면서 소금을 뿌리고 있다고 했다.

 

그 의미를 그는 "시의회는 죽었다”, "공천귀신이 세종시를 힘들게 하고 있다”며 "소금처럼 (세상에 필요한)깨끗한 의정활동을 해 달라”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침마다 이 같이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얼굴이 눈에 익었다.

 

그의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당시의 기억이 새삼 떠올랐다.

 

알고 보니 그는 시의회 예결위에서 정원도시박람회 및 빛축제 예산 전액을 삭감했다는 소식을 듣고 시의회 앞에서 무릎 꿇고 무려 9시간 동안 예산 통과를 호소했던 시민이었다.

 

당시 오후 3시 이전에 시작한 그의 읍소는 당일 자정이 되어 의사일정이 변경되며 정회되어 예결위 위원들이 귀가할 때까지 이어졌다.

 

그때 기억으로 임채성 의장에게 몇몇 기자들이 몇 시간 째 무릎 꿇고 읍소하는 시민과 면담을 종용했지만 임 의장은 끝내 그를 만나지 않았고 그를 피해 다른 통로로 시의회를 빠져 나갔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만 뒤늦게 시의회를 나서던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이 그를 만나 위로하고 귀가를 권했다. 당시 그 의원은 자신이 언론에 노출되기를 꺼려해 누구라고 밝히지 말 것을 주문해 그가 누구라는 건 밝히지 않았다.

 

그는 그 의원에게 한참동안 꿇어 엎드린 자세로 예산 복원을 호소한 바 있다.

 

바로 그 시민이었다.

 

그는 시청 주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이자 자영업자다.

 

‘정치가 무엇이지도 모르고 정당생활을 해본 적도 없다’는 그는 오로지 가족의 행복과 생계를 위해 일했던 그런 시민이었다.

 

그런 그가 무려 9시간을 무릎 꿇고 일면식도 없는 시의회 의원들에게 빛축제를 열어달라고 읍소했던 것이다.

 

그가 소금을 뿌리며 시의회 건물을 한 바퀴 돌 무렵 시의회 정문에 걸린 시의회 구호가 묘하게 오버랩 됐다.

 

‘소통과 공감 신뢰받는 세종특별자치시의회’

 

시의회가 소통과 공감을 실천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막연한 희망사항을 걸어 놓은 것인지.

 

그는 소금 뿌리는 이유를 "저희 세종시 현역 시의원님들 처음에 시의원으로서 첫발을 내딛을 때는 세종시민을 위하고 세종 전체를 위해서 열심히 봉사하고 뛰시겠다는 그런 호소들이 대단하셨더라고요. 그런데 지금 세종시의회 건물 안에 공천 잡귀들이 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잡귀들이 제발 좀 물러가고 세종시의회가 진정으로 세종시와 세종시민들을 위해서 이 하얀 소금처럼 깨끗하고 그리고 맑은 그런 의정 활동들을 하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발 우리 세종시의회가 정치적 이념 싸움을 떠나 진정으로 세종시민을 위하고 세종시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시민들이 한 번 더 존경하게 되고 자주 오고 싶어 하고 그런 정말 훌륭한 그런 시의회로 거듭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피력했다.

 

과연 그가 아니 세종의 소시민들이 더 이상 소금을 뿌리지 않는 시의회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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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민이 18일 오전 시의회 청사를 돌며 소금을 뿌리고 있다./사진=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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