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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은 3근을 돌려 줄 것인가

기사입력 2014.08.12 11:43
▲천안동남경찰서 청문감사관실 경사 윤진광
[굿뉴스365] 고려시대 명종 때 현덕수라는 무신이 있었다. 그는 서경에서 조위총의 난이 일어나자 연주성을 지킴으로써 주민들의 추대를 받고 그 공으로 병부상서에까지 이르렀다.

지방 살이를 마치고 개성으로 돌아온 현덕수는 집을 장만하기 위해 애쓰다가 노극청이라는 선비의 집을 계약하였다. 그런데 그 날 저녁 노극청이라는 선비가 현덕수를 찾아와 계약을 무르자고 한다. 이유는 몇해전 은 아홉 근에 산 집을 아내가 은 열두 근에 팔았으니 자기의 청렴을 더럽힌 것이란다.

이에 현덕수는 지금의 시세를 받은 것인데 무슨 해가 되겠느냐며 거절하고, 노극청은 처음 가격보다 더 받은 은 세근을 돌려주겠다고 고집한다. 이에 질세라 현덕수는 “당신만 청렴함을 고집하지 마시오. 나도 평생 동안 의롭지 않은 일은 해 본 적이 없소. 남의 집을 제값보다 싸게 샀다는 말은 결코 듣고 싶지 않단 말이오”하며 실랑이를 하다 결국은 그 은 세근을 절에 시주하는 것으로 결말을 지었다.

이 이야기는 고려시대 공직자들의 청렴에 관한 실화로서 초등학교 4학년 국어교과서에 실려 있다. 기말고사를 준비하던 딸이 위 이야기의 의미를 깨닫지 못해 함께 읽어보며 청렴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그러나 이야기를 읽는 내내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누구나 부동산 재테크를 꿈꾸는 현 자본주의 자유경제시대에서 선뜻 공감할 수 없는 내용이다. 그렇게 이야기를 두어 번 읽어보다. 요즘 시대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경찰관의 청렴에 관한 실화가 있다면 무엇이 좋을까 생각해봤다. 직무에 관련한 비밀 누설하지 않기, 직무 관련자에게 뇌물 받지 않기 등등.. 그러고 보니 경찰관에게 청렴이란 결국은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경우나 같은 잣대로 원칙을 지켜나갈 때 경찰조직이 신뢰를 받고 그것이 곧 경쟁력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매스컴의 발달로 경찰관 한 사람의 부정부패가 한 사람만의 부패가 아닌 경찰 조직 전체가 부패한 조직으로 비춰지는 요즘 더욱 청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해볼 문제이다.

천안동남경찰서 청문감사관실 경사 윤진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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